영어실력의 실체

10월 29th, 2010 § 댓글 남기기

 

언어는 느낌이라는게 나의 신조였는데, 갑작스레 영어를 시작하기 시작한 날 보며 다들 신기해 하고는 했었다. 수능볼때만 해도 영어가 쥐약이었는데 말이야. 벌써 신나게 말을 튼 지가 1년 하고도 반년이 덜 되었는데.. 독일에 살지만 네덜란드인 남친 덕분에 영어가 주 생활어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자신할수가 없다. 말하는데도 듣는데도 불편함이 없지만 한구석에 여전히 느끼는 모자람은.. 언젠가는 정말로 멋드러진 글 한편 써내려 갈수 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니 독일어가 또 날 괴롭힌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리고 불멸.

10월 22nd, 2010 § 댓글 남기기

잘 이해하지도 못했던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 기이하게 어려운 그의 언어세계를 접한건 17살이었다. 미셸 우엘백도 카프카도 주지 못했던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꼽으라면 밀란쿤데라가 자동적으로 튀어나온다. 미친듯이 책을 읽었던 때가 있었다. 나는 그 세계가 궁금했고 닥치는대로 한권 한권 읽어나갔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 시점에서 좋아하는 류의 책을 찾고 자라는 것과 동시에 사라져간다. 근 1년간은 한권도 책을 읽지 않았다. 담배를 피던사람이 하루만에 끊은것처럼. 오랫만에 나는 밀란쿤데라의 책을 폈고 그의 책중 딱 하나 보지 않은 ‘불멸’ , 한동안 읽지않았더니 예전처럼 빠르게 읽어나가진 못하겠다만 잘근잘근 한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알수없는 희열이 올라온다. 그가 표현하는, 그 명철하고 세심한 묘사에 인간은 발가벗겨진 것만 같다.

아 ! 정말 중요한 그것이 숨겨져 있었다. 부끄러움을 그리고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수치심을 감당하며 또다른 언어를 배우고 있는 이유, 그래 바로 출발은 이 글들에 숨겨져 있었다. 나는 그 세계를 이해하고 싶었다. 결국엔 같은걸 말하고자 하지만 언어의 비닐로 감싸져 있던 그 세계를.

Dinner Party!

9월 18th, 2010 § 댓글 남기기

오랫만에 독일어 학원 친구들과 작은 디너파티를 했다. 잘 나가지 않다가 오늘은 맘잡고 지하철을 탔다.  최근 몇주간 계속된 패닉(?)과 말도안되는 향수병과 외로움과 싸웠다.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것도 좋아하지만 여행이 아닌 유럽에 사는 것을 택했던 그 당시엔 알지 못했던 어려움이 찾아왔다. 외로움. 친구가 단번에 찾아오는것도 아니고 사람관계도 시간의 흐름이 한몫 하는만큼, 게다가 언어때문에 상당히 위축되어서 영어를 아무리 잘한다 잘한다고 하여도 계속해서 느껴지는 부족함과 너무 느린것만 같은 독일어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사실은 별 문제가 아닌데도, 가끔은 스스로를 괴롭힐 때가 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지금은 단지 조금 기다려야 할 때라고 생각하면서도.. 오늘은 오랫만에 정말로 기분좋은 저녁시간을 가졌다.  편하게 이야기하고 어학원 친구들과는 독일어로만 말하는데 물론 그렇게 썩 좋은 실력은 아닐지라 해도 오늘따라 말이 술술 나왔다. 나도모르게 독일어가 조금 더, 조금 더 늘고있는 것을 느끼면서.. 한국에선 항상 내가 애늙은이 같았는데 여기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 같아서 어색했다. 자신감이 상실되었던 순간. 그래도 , 기다리고 있다. 내가 정말로 내가 될수 있는 그날을..

만찬

9월 4th, 2010 § 댓글 남기기

친구 세명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잘 안돌아다니는 나는 (귀찮아서) 종종 친구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일이 잦다. 근데 두명을 초대하는것과 세명을 초대하는건 좀 많이 다르다. 몇번의 경험을 통해 양 맞추기가 상당히 힘들다는것을 깨닫고는 이번엔 엄청나게 많은양을 만들어버렸다. 간단한 가지파스타였지만 신기가 내렸나 엄청난 양의 가지와 양파를 가지고 천상의 파스타를 만들었다. 약속시간에 딱 맞추어 끝내놓고 기다렸는데 이런 왠걸, 삼십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연락이 없는것. 나와 남자친구는 약간 열받았다. 한국에서는 집에 초대하는것이 익숙한 문화가 아닌지라 그렇다 쳐도 네덜란드에선 저녁식사 초대에 늦는다는건 엄청 무례한 일이다. 뭐 어떻게 저렇게 친구들이 온 뒤로 다 풀렸지만 역시 이런것에도, 문화적 차이아닌 차이가 있었다. 어제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호주사람 이탈리안 스페니안 더치 코리안 이렇게 다 다른나라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덕분에 더 웃겼다. 독일어 학원에서 알게된친구라 우리끼린 독일어로만 대화하기 때문. 정작 독일사람은 없는데 허허..

혼자 다섯명분 음식 한다고 낮부터 주방을 뒤집어놨지만 그래도 이젠 자신있게 요리도 좀 하고 그러는 내가 웃기기도 하고.. 정말로 이젠 이곳에 정착했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 위치는 어디인가요?

현재 Inbetweenborders에서 독일어의 태그가 지정된 엔트리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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